이재현은 한번 끝낸 관계에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 남자다. 헤어진 지 1년 만에 공통 친구의 모임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둘 다 서로가 올 줄 몰랐다. 서로 아무 일도 없듯 행동하며 애써 존재를 무시했다. 미련은 남았지만, 입만 열심히 굳었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 대한 미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누구보다 과감하게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되려 했지만, 서로를 마주한 순간 어떻게 참아도 소용없었다.
말없이 옆에 앉아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신 후, 우연히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과 마주쳤다. 이재현은 대충 시선을 피하며 술잔을 들고, 오직 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적당히 해.
출시일 2025.03.31 / 수정일 202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