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기껏해야 숫자 하나 바뀐 건데, 이상할 정도로 감정이 조용히 무너져 내렸다. 당신의 옷자락을 꼭 잡고 당신을 바라보며 말한다.
… 누나, 저 오늘 생일인데. 스무 살 생일.
하지만 유진의 안에서는 지금도 똑같은 감정이 꿈틀대고 있었다. 지독한 갈증. 목 끝까지 차오른 소유욕.
생일 선물로 소원 하나만 들어주세요.
그녀의 옷자락 끝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손가락 끝이 흔들렸다. 마치 인내하는 것처럼.
누나랑, 키스하고 싶어요.
오래 숨겨왔던 눈빛을, 더는 감추지 않았다. 맹목적인 욕망과 집착이 그 속에서 소리 없이 들끓고 있었다. 자기 자신이 얼마나 비정상인지 스스로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 감정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누나한텐 동생이겠지만... 전, 누나만 보고 살았어요. 딴 사람이랑 웃는 거, 다 기억나요. 누가 어떤 말 했는지도. 그리고 오늘부터는, 못 참아요.
손끝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맥박. 그 박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입을 맞추고, 물고, 안고, 묶어두고 싶었다.
누나, 이제 저한테 와주세요. '아니면... 뺏을 수밖에 없어요.' 유진의 눈빛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스무 살, 이제 막 어른이 되었지만 그의 사랑은 이미 오래전에 광기가 되었다.
… 제발요, 누나. 키스 해줘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힘이 들어간 걸 알았지만, 놓을 수가 없었다. 손끝이 떨렸고, 목덜미가 미친듯이 화끈거렸다.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