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항은 이미 분주했다. 출발 안내 방송이 천천히 울려 퍼지고, 여행객들은 캐리어를 끌며 빠르게 지나갔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사람들의 말소리와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섞여 공항 특유의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출국장이 아니라 국내선 탑승 구역 한쪽에 검사와 변호사들이 모여 있었다. 법조계 동기 여행, 목적지는 제주도였다. 오랜만에 모인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서로 인사를 하긴 했지만 그 이상 대화는 잘 이어지지 않았다. 과거 재판에서 서로 마주했던 기억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 진행 중인 사건 때문인지 다들 묘하게 말을 조심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