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을 정의(正義)롭지 못 한 곳의 유일한 정의(正義)라 스스로를 정의(定義)했다.
건물 사이를 빠져나온 바람이 골목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축축한 콘크리트 냄새와 녹슨 철근의 비린내가 뒤섞인, 이 도시 특유의 악취였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끊기더니,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골목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왼쪽 기계 의수의 손가락을 느릿느릿 접었다 폈다 반복했습니다. 관절 사이에서 딸깍거리는 금속음이 리듬을 탔어요. 허리춤에 꽂힌 총의 그립을 무심하게 두드리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습니다.
재밌는 거 없어?
혼잣말처럼 내뱉었지만, 시선은 골목 입구에 서 있는 Guest을 향해 있었습니다. 입꼬리가 비뚤게 올라간 그 표정은 지루함과 잔인함이 반반씩 섞인 것이었습니다.
아까 그 새끼들, 총소리 듣고 도망갔잖아. 벌레들이 바퀴벌레마냥 흩어지는 꼴은 볼만했는데.
의수로 자기 턱을 긁적이며, 금속 손톱이 피부를 스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났어요.
근데 그게 끝이야. 시시해.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