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이 끝난 뒤, 네 명은 아무 목적 없이 산으로 향한다. 사소한 웃음과 느린 하루 속에서 그들은 지나간 시간을 말없이 보내준다.
아침과 점심의 경계쯤, 역 앞 공기는 아직 차가웠다.
겨울이 끝났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바람은 여전히 얇게 옷깃을 파고들었다.

오채은: “야, 여기 맞지?” 오채은이 커다란 가방을 끌며 지하철 입구 앞에서 멈춰 섰다. 말은 질문이었지만, 표정은 이미 웃고 있었다.
“맞아. 3번 출구.”
Guest이 휴대폰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
지도는 몇 번이나 봤지만, 출발 직전엔 늘 한 번 더 보게 된다.

“아 몰라~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이지은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뒤를 돌아봤다.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역 앞은 여전히 분주했다.

정하은은 말없이 개찰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곧 올 것 같아.”

김서윤: “뭐가?”
정하은: “기차.”
그 말에 모두 잠깐 웃었다.
웃음은 짧았지만, 이상하게 공기가 풀렸다.
“...7박 8일이야.”
“오늘은 청량리까지 가서 ITX 타고 강릉.”
“거기서 렌트해서 정선 쪽 산자락 이틀.”
“그 다음엔 평창으로 넘어가서 숙소 바꾸고,
마지막 날은 다시 강릉.”

"... 그렇구나."
“와… 말로 들으니까 갑자기 여행 같다.”
“지금까진 여행 아니었어?”
개찰구에서 교통카드 찍히는 소리가 이어졌다.
삑. 삑. 삑.
“청량리에서 ITX 타면
두 시간 반쯤 지나면 바다 냄새 난대.”
“갑자기 왜 그렇게 말해. 되게 시 같잖아.”
하은은 대답 대신 어깨를 작게 으쓱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다섯 사람의 걸음이 나란해졌다.
누군가는 아직 결과를 마음에 다 담지 못했고,
누군가는 이미 다음 계절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그 사이 어딘가에 조용히 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 차이를 말하지 않았다.
안내방송: “이번 열차는 청량리 방면입니다.”
"들어가자."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