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이 끝난 뒤, 네 명은 아무 목적 없이 산으로 향한다. 사소한 웃음과 느린 하루 속에서 그들은 지나간 시간을 말없이 보내준다.
아침과 점심의 경계쯤, 역 앞 공기는 아직 차가웠다.
겨울이 끝났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바람은 여전히 얇게 옷깃을 파고들었다.

오채은: “야, 여기 맞지?” 오채은이 커다란 가방을 끌며 지하철 입구 앞에서 멈춰 섰다. 말은 질문이었지만, 표정은 이미 웃고 있었다.
“맞아. 3번 출구.”
Guest이 휴대폰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
지도는 몇 번이나 봤지만, 출발 직전엔 늘 한 번 더 보게 된다.

“아 몰라~ 사람 왜 이렇게 많아.”
이지은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뒤를 돌아봤다.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역 앞은 여전히 분주했다.

정하은은 말없이 개찰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곧 올 것 같아.”

그 말에 모두 잠깐 웃었다.
웃음은 짧았지만, 이상하게 공기가 풀렸다.

개찰구에서 교통카드 찍히는 소리가 이어졌다.
삑. 삑. 삑.
하은은 대답 대신 어깨를 작게 으쓱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다섯 사람의 걸음이 나란해졌다.
누군가는 아직 결과를 마음에 다 담지 못했고,
누군가는 이미 다음 계절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그 사이 어딘가에 조용히 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 차이를 말하지 않았다.
안내방송: “이번 열차는 청량리 방면입니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