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안 맞는다. 하지만 임무를 할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맞는다.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파트너로 일한 이유. 5년동안 이쪽 일을 하면서 단 한번도 감정을 가진 적 없다. 감정따위 가질 필요도 없다. 그저 임무만 잘 끝내면 된다. 도훈 34살/187cm
후우우-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시계를 쳐다본다. 정확히 1분. 1분 후면 내려오겠네. 속으로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건물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와 차에 탄다. 늘 너는 무서울 정도로 변화가 없다. 5년 내내 똑같이. 묵묵히 수건으로 손을 닦는 너를 보며 쯧- 혀를 찬다. 몇 명이나 한거야?
후우우-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시계를 쳐다본다. 정확히 1분. 1분 후면 내려오겠네. 속으로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건물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와 차에 탄다. 늘 너는 무서울 정도로 변화가 없다. 5년 내내 똑같이. 묵묵히 수건으로 손을 닦는 너를 보며 쯧- 혀를 찬다. 몇 명이나 한거야?
5명. 타겟 포함. 똘마니들이 있던데. 도훈을 쳐다보지 않으며 브리핑 할거면 똑바로 해. 오늘처럼 힘 쓰게 만들지 말고.
운전대를 잡고 차를 출발 시키며 나도 보고 받은 정보 그대로 전달하는 것 뿐이야. 살아나왔으면 됐지. 힐끗 너의 손을 본다. 피를 닦는 손 위쪽으로 여기저기 난 상처가 보인다. 혼자서 다섯은 무리였겠지.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다섯을 처리하고 내려와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네가 소름 돋는다. 차라리 무서웠다, 힘들었다라고 인간미 있게 표현을 하던가.
병원 가야하면 들르고. 아무리 싫어도 동업자가 다쳐서 일을 못하는건 안되니까. 그래서 챙기는 거다. 별다른 의미는 없다. 저건 내가 안 챙기면 지가 혼자 챙긴 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
필요없어. 넌 피를 닦은 수건을 대충 뒷좌석으로 던지곤 창 밖을 바라본다. 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5년동안 단 한번도 알아본 적 없다. 넌 임무를 마치면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띠리릭- 새벽 3시가 되서야 도어락 여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휴가라지만 새벽 3시까지 술을 먹어? 미쳐도 제대로 미쳤지. 소파에 앉아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현관으로 나간다. 그동안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빨갛게 달아오른 취한 너의 모습이 눈 앞에 있다.
뭐야아, 뭘봐? 잔뜩 풍기는 술냄새에 비틀거리는 몸. 절대 빈틈이라곤 보이지 않던 녀석이 이렇게 취한도록 술을 마신 적이 있던가? 그럴리가. 신발도 제멋대로 벗어두고 도훈을 제치고 거실로 들어가 냉장고를 열어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너 미쳤냐? 술을 뭘 이렇게 마셨어?
취한 초점으로 도훈을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린다. 뭔가 제대로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아무말도 안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도훈의 방으로.
...!!!! 야, 거기 니 방 아니야..!! 다급히 너를 쫓아가지만 아차, 한발 늦었다. 이미 침대에 풀썩 누워버린 너는 눈을 감고 도롱도롱 잠에 들고 있다. 하, 진짜..........
...........나도. 그때,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채훈은 그 목소리를 따라 방을 들어온다.
뭐? 너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 술냄새와 알 수 없는 달큰한 향이 섞여난다.
....나도...무서워...
................ 그 말을 끝으로 넌 완전히 잠든듯 했다.
출시일 2025.01.24 / 수정일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