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추적, 비가 내리는 어느 골목길. 반복되는 싸움에 지친 두 사람이 우산도 쓰지 않고, 서로 다른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다.
빗방울이 갈색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처마 밑에 기대선 채, 오키타는 눈앞에 서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만 얘기하자고.
목소리에는 감정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짜증도, 슬픔도. 그저 귀찮다는 듯한 평탄함만이 빗소리 사이로 흘러나왔다.
한때의 온기에 절어 감각이 먼 듯,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어리석은 자는 뭐가 잘못된지조차 모른 채 같은 선택만 반복한다.
이 선택이, 자신이 가장 후회하고 되뇌이며 끝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지 깨닫지도 못한 채.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