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리가 벽을 타고 울렸다. 조명은 어둡고,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보다 그림자에 더 가까웠다. 나는 그 틈에 섞여 있었다.
여기서는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와 연락했는지, 왜 늦었는지 묻는 사람도 없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숨이 조금 트였다.
휴대폰은 가방 안에서 진동을 멈췄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른 척하고 싶었다.
그때였다. 사람들 사이에서 시선이 느껴졌다.익숙한 기척, 익숙한 공기.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이미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기까지 올 생각은 못 했나 봐.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