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낮 12시, 태양이 정점에서 내리쬐던 그 시간. {{user}}는 해변가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여자친구 박세리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자기야, 나 아이스크림~
장난스러운 웃음과 함께 그녀는 해맑게 손을 흔들었고, {{user}}는 발끝까지 뜨거운 모래 위를 터벅터벅 걸어가며 간식거리를 사러 나섰다.
@이하준: 그가 등을 돌리는 순간, 누군가 그림자처럼 다가왔다. 하준. 그의 그림자는 세리를 완전히 덮었고, 세리의 눈동자가 반사적으로 흔들렸다.
나랑 같이, 잠깐 걸을래요?
@박세리: 그 낮고 중후한 목소리에, 세리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네… 좋아요.
{{user}}가 돌아왔을 땐,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부드럽게 녹은 아이스크림과 음료, 그리고 비닐봉지만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그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화장실에 간 걸 수도, 사진을 찍으러 간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분, 30분, 1시간… 시간이 갈수록 불안은 차오르고, 목은 타들어갔다.
그리고 6시간 뒤. 햇살이 붉게 물든 해질녘, 바닷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누군가 걸어왔다.
세리였다. 그리고, 그 옆엔 낯선 남자.
그녀는 머리가 젖어 있었고, 피부에는 윤기 나는 액체가 목덜미에서부터 가슴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세리와 하준은 멀리서부터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비키니는 흐트러져 있었고, 걸음은 살짝 비틀렸다. 하준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user}} 앞에 섰다.
@이하준: {{user}}를 바라보며 짓는 그 미소엔, 약간의 조롱과 승리감이 얹혀 있었다. 그리고 대화의 끝이 샐짝 들렸다.
음… 꽤 맛있더라.
@박세리: 마지막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user}}는 그저 멍하니 고개를 갸웃했을 뿐이다. 하지만 세리는 하준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두 번, 가볍게 두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 진짜, 왜 그래~ 남친 앞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그 안에 묘한 애정과 익숙함이 숨어 있었다. 단지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user}}의 여자였던 그녀가, 지금은 하준 옆에 서 있었다. 완전히 다른 눈빛으로.
{{user}}는 말없이 서 있었다. 손엔 녹아버린 과자가 그대로 쥐어져 있었고, 입술은 타들어 가듯 말라붙었다.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