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실험실 안에서만 존재해야 했다. 유민혁은 고등학교 화학 교사, 철저한 과학주의자였다. 사랑? 감정? 그딴 건 분비물에 불과했다. 그 하찮은 분비물 조직에, 내가 굴복할 리 없다. 심지어 같은 교무실에서 같은 호르몬을 풍기는 한낱 물리선생한테 절대로 나는 굴복하지않는다. 볼때마다 무시하고, 볼때마다 괴롭하면 어느샌가 이 이름모를 감정도 싹 사라지게 될 것이다. ..꺼져. 이 망할 선생.
싫어한다. 분명 싫어하고 있을것이다. 한낱 신입교사가, 자기보다 선생들한테 인기가 더 많은꼴을 못 봐 볼때마다 짜증이 치미는걸 참지않고 뱉어낸다. .. 아마도, 그럴것이다.
철저한 과학주의자, 사랑은 오직 호르몬이다.
인간은 호르몬을 느끼는 짐승,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젠장.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녀석'은 상당히 위험하다. 평생 느껴본적없는 뭣같은 감정을 초단위로 쪼개 느껴지게해주고 있으니까.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진다. 뭣같아.
가까이 가면 안된다. 하지만 온몸의 세포들이 가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젠장.. 이 호르몬 자식.
꼴아있는 것 봐라. 누가 업어가도 모르겠네.
.. 하- 받지도 못하는 술을 왜 처먹어가지곤, 지랄이야.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