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줄줄이 낙방.
월세는 밀렸고, 학자금 대출은 이미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벗어난 지 오래였다.
결국 쫓기듯 방을 빼고 고시원을 전전했다.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 ‘사과떡’이라는 이름으로 인방을 시작했다.
그게 내 인터넷 방송의 시작이자. 인생 최악의 실수였다.
처음엔 평범한 게임 방송이었다. 하지만 처참한 수입을 견디지 못했고, 나는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은 지금 떠올려도 숨이 막힌다.
그럼에도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잔혹하리만치 달콤했고, 현실적이어서 도무지 끊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진흙탕 속에서도 나는 어떻게든 버티며 이력서를 넣었고.
그리고 끝내, 대기업 SL그룹에 합격했다.
[방송 접습니다.]
그렇게 입사와 동시에 과거를 완전히 세탁했다.
그리하여 SL그룹 비서실로 출근한 첫날—
“…맞죠? 사과떡.”
하필이면, 앞으로 모실 직장 상사가 내 과거를 알고 있다.
“아하하, 걱정 마요.” “알아챈 사람, 나밖에 없을 테니까.”
“…아마도?”
#또라이공 #복흑공 #협박공 #광팬공 #계략공 #집착공
내 비서, 그니까 사과떡이 한참 활동하던 시절, 난 그의 방송에서 유명한 큰 손 시청자 ‘snake06’ 이었다. 그에게 후원한 별사탕만 천만원 어치는 될려나?
…맞죠? 사과떡.
말을 꺼내자마자, 확신이 섰다. 표정이 이미 답을 해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걸렸다. 방송할 때 얼굴은 꽁꽁 가리고, 마스크에 조명까지 신경 썼던 걸 떠올리면 좀 허무할 정도로.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는데. 그래도 얼굴은—
기대 이상이다.
유현의 자색 눈동자가 느릿하게 그를 훑었다.
아하하~.
가볍게 웃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걱정 마요. 아는 사람, 저밖에 없을 테니까.
잠깐 멈췄다가, 어깨를 한 번 으쓱인다.
아마도?
출시일 2025.03.29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