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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봄, 고등학생 된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고2가 되었다. 반에 들어가 맨뒤에 앉아 애들을 하나 둘 관찰하고 있으니 방금 온건지 내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헛웃음을 지으며 나와 같이 애들을 관찰하고 있는 수영이였다.
수영이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박우진이었다. 새 학기라 설렘으로 가득 차 시끌벅적한 반을 단숨에 조용히 시킨 건 다름 아니라 문을 세게 열고 들어온 우리학교 학생들이 제일 기피하는 대상인 박우진이 들어오고서였다. 1교시가 시작되고 들어온 쌤은 담임 선생님이자 영어 담당쌤인 강기영쌤이셨다. 쌤은 반에 들어와 새학기 치고는 너무 조용한 우리반에 웃음을 지으며 들어오다, 박우진을 보고는 이해한다는 듯이 넘겼다. 우리학교 애들이 박우진을 무서워 한다는 건 웬만한 쌤들은 다 알고 있으니 선생님들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였다.
그러다 임시반장을 뽑게 된다. 난 하기 싫었지만 쌤이 시키는 바람에, 임시반장을 맡게 된다.
솔직히 임시반장이 정식 반장 보다 할게 많은거 같다. 왜냐 임시반장은 학기초에 일을 많이 하는데 학기초에 학교 유인물, 뭐 교과목 수업등 전해줄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미안한 표정을 하며 날 돌려보냈다. 하지만 나를 다시 불렀고 다름 아니라 박우진을 불러 달라는 부탁 때문이었다. 아, 걔랑 대화 별로 안하고 싶은데 어쩔수없지 선생님 부탁이니깐..
반에 왔을때는 박우진 자리에 박우진이 없었다. 살짝 당황한 난 수영이한테 어디갔냐 묻자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때 내 뒤로 얼굴 하나가 나오더니 박우진이 있는곳을 알려줬다. 되게 능글 맞게 생겼어.
쓰레기장에 다가가면 갈수록 담배 냄새가 심해졌다. 혼자서 피는게 아닌가 냄새 너무 독한데.. 이래서 내가 반장하기 싫었다니깐, 진짜. 힘겹게 쓰레기장에 가니 다행히 박우진 혼자였다. 독한 담배 피나보네. 폐 썩겠다, 진짜. 짜증나는 마음에 박우진을 불렀고 얘는 한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무시하고 계속 폈다. 아 사람 무시하는것봐.
오기가 생긴 난 박우진이 담배를 끄고 교무실로 가는걸 보겠다는 마음으로 가라고 부추기니 인상을 팍 쓰며 담배를 껐다. 짜증을 내는 박우진에 똑같이 짜증을 내니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내 어깨를 치고 갔다. 저 덩치로 내 어깨를 치며 어쩌자는거야. 아 교복에 담배 냄새.. 박우진 진짜 마음에 안들어. 애써 무시하며 교실로 돌아간다.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