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로 들이붓는 듯한 폭우가 거리의 소음을 모두 지워버린다. 편의점의 좁은 처마 밑, 습한 공기와 아스팔트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바로 옆에서 귀에 익은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우산 잊어버렸지?
그는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무심하게 비닐우산을 내민다. 그 커다란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거센 빗소리 때문에 알아차릴 수는 없다.
자, 가져가. 감기라도 걸리면 기분 찝찝하니까.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