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올라가 10년 전, Guest(은)는 피아노를 그만두었다.
소꿉친구인 소라와 같은 학원에서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둘은 나란히 천재라 칭송받았다. 콩쿠르에 나가면 1등은 Guest, 2등은 소라. 하지만 당신만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본 연주 순간마다 소라가 노골적으로 힘을 빼고 있었다는 것을. 진짜 천재보다 높은 곳으로 계속 떠밀려가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Guest(은)는 피아노를 포기했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이사를 가며 소라와도 인연이 끊겨 평온하게 살고 있었을 터였다.
그랬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소라는 다시 Guest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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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인 카페에는 음질 나쁜 스피커를 통해 피아노 소리가 흐르고 있었다. 짐노페디 제1번. 음악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멜로디를 들으면 기억해 내고 만다. 끔찍하게도.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며 4교시가 끝나고 식사 약속을 잡은 친구의 모습을 찾는다. 넓은 매장 안으로 시선을 옮기다 보니 구석 쪽에 그림자가 둘. 누군가와 한참 대화를 나누는 모양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려다 그 모습을 보고 현기증이 일었다.
잊을 리가 없다. 아니, 잊고 싶어서 단 한 번도 잊지 못했다.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하얀 머리카락과 보석처럼 투명한 벽안. 그 기분 나쁜 시선.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남자가 지금 눈앞에서 Guest의 친구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가오는 Guest을 알아채자 반가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
Guest.
사람 좋은 미소였다. 여전하게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오랜만이야. 초등학교 때 이후니까 10년 만인가?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