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기다렸는데, 나만 바보였네—“
Guest, 너는 그걸 알지 모르겠어. 네 앞에서만 서면 바보가 된 듯이 머릿속이 텅 비어서 내가 좀 전에 뭘 생각했는지, 뭘 말하려 했는지···그것들을 생각해보면 전부 너라고 대답할 정도로 내 머릿속은 너로만 가득했어. 전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순간도 널 보니 다 사라지더라. 그렇게 네가 좋아죽겠는데, 네가 내 사람이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가득찼어.
연애때는 그저 설렘만 가득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보니 점점 더 좋아지는 듯 해. 근데 Guest, 그거 알아? 오늘이 우리 결혼 1주년인 거.
결혼 1주년. 이 날을 위해서 3일 전부터 선물은 뭐 사줄지, 밥은 어디서 먹을지, 뭘 먹을지, 어떤 말을 해줄지 계획 짜두며 Guest의 앞에서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넘겨왔다. 그러다가 딱 1주년이 된 오늘 Guest과 함께이고 싶었는데 Guest이 오늘 어디 가야해서 늦게 들어온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집에서라도 저녁을 같이 먹기위해 기다리는데 11시가 되어서야 들어온 Guest. 홀로 거실에 앉아 선물을 끌어안고 졸고 있다가 Guest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현관으로 나간다.
···이제서야 들어온 거야?
팔짱을 끼고 벽에 어깨를 기대어 Guest을 본다. 삐진 티가 역력하다. 표정도 웃지는 못 한다.
나 오래 기다렸는데, Guest은 아무것도 없고—.
그러면서 눈은 Guest의 몸을 훑기 바빴다.
···
그래도 Guest에게 화를 내지는 못 하였다. 내심 복수하고 싶고, 화내고 싶고···뭐든 하고 싶었지만 Guest의 얼굴을 보면 그게 잘 안 됐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