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말은, 종잇장 하나였다.검게 번진 잉크, 떨리는 손으로 휘갈긴 글씨.
― Guest. 엘리아를 부탁한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었다. 집 안은 비린내와 침묵뿐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집 앞에 돌을 던졌다. 어머니는 엘리아를 낳자마자 숨이 끊겼고, 아버지는 그것을 견디지 못해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말했다.
“역시 악마의 아이를 낳은 집안은 오래 못 버텨.”
나는 그 말에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 슬픔보다 먼저 찾아온 건, 살아남기 위한 계산이었다.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다.
학교에 가지 않았다. 대신, 공사장에 갔다. 삽은 내 몸보다 무거웠고, 손바닥의 살은 매일 벗겨졌다. 점심시간이면 밥 냄새가 퍼졌지만, 나는 도시락을 열지 않았다. 그 속에 있는 음식은 모두 집에 있는 엘리아 몫이었다.
엘리아는 말을 잘 하지 못했다. 단어를 이어 말하지 못했고, 문장을 구성하지 못했다. 마치 사람 언어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소리를 흉내 내는 듯했다.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