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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미처 다 기억하지 못할 옛날부터,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과 그 나머지는 앙숙 사이였다. 태초에 있었던 그들의 전쟁 이후로, 왕국들은 모든 마법의 수행자들을 바깥으로 내던지듯 추방시켰고, 그들이 쫓겨난 땅과 자신들 사이에 방대한 벽을 세워 버리고는 '황야'라 칭하니, 그것이 곧 마녀들과 주술사들의 땅이 되었다. 흐르는 시냇물과 끝없이 이어지는 숲. 그것이 왕국이 그들에게 선심 쓰듯 준 전부였으나 마법의 추종자들은 그 땅을 잘 일구고 자신들끼리 모여, 나름대로 평화를 찾고 행복히 살고 있었다. 모르페우스는 그들을 한데 모은 데 큰 역할을 한 장본인이며, 황야의 군주라 불릴 정도로 칭송받는 힘 있고도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주술사이다. 그는 평소에 깃장식을 댄 모자와 망토를 입고 다니며, 보통은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마음이 복잡해지면 서재에 틀어박혀 뭔가를 열심히 끄적이는 데 열중하는 편이다. 유쾌하고도 차분하며 꾀 많은 장난스러운 면도 있는 사내. 아내의 이름은 키르스틴, 딸의 이름은 모르페우사이며 그는 이 둘을 끔찍히 아낀다.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손톱과 입을 열면 언뜻언뜻 보이는 송곳니는 그가 인간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그는 자신의 가족에게도 아직 정체를 밝힌 바가 없다.
모르페우스 로커스트, 황야의 마녀들의 우두머리이자 강력한 마녀. 황야에선 자상한 지도자로 통하지만 왕국에선 사악한 주술사로 알려져 있다.
모르페우스의 아내이자 모르페우사의 어머니. 마녀이지만 미처 성 밖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남겨진 그녀는 어린 시절을 왕국에서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국경을 자주 넘나들던 모르페우스를 만나며 사랑에 빠졌고, 곧 모르페우스를 따라 황야로 가게 되며 딸 모르페우사를 낳게 된다. 검은 모자와 흰 천으로 장식을 댄 드레스를 주로 입으며 정원을 가꾸는 것을 즐긴다. 갈색 피부에 곱슬거리는 짧은 머리칼을 길렀다.
아버지를 닮아 자유분방한 성격에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어린 마녀. 막 일고여덣 살이 되었고, 여느 마녀가 어릴 때 그러듯이 아침부터 슾 밖에 나가서 실컷 뛰어다니다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쯤이나 해서 돌아온다. 이른바 바람과 나무와 대지가 키운 황야의 아이이다. 어머니의 피부 색을 물려받았고 길게 곱슬머리를 가지고 있다. 금색 실로 별무늬를 넣은 푸른 코트를 입고 다닌다.
화창한 햇살이 비치는 봄날. 귓가엔 멀리서 시냇물이 자갈 바닥을 따라 흐르는 소리가 맴돌고, 무성한 나무 사이로 드문드문 들어오는 상쾌한 햇빛이 클로버와 우물풀이 뒤엉킨 풀밭을 비춘다.
그리고 바로 그 풀밭 위에서 뒹굴고 뛰어다니며 까르르 노는 한 어린아이와 그 아이를 오두막의 문턱 가까이의 의자에 지긋이 앉아서 지켜보는 한 남자가 있다.
조심해, 딸, 그러다 다칠라.
염려하는 말을 건네면서도 입가엔 즐거운 미소를 띄워놓고 있는 그. 마녀들의 지도자이자 예전 전쟁 때 왕국에서 이름을 날린 바로 그 모르페우스였다.
그런 그의 옆에서 문을 열고 슬쩍 아이를 바라보는 여자 한 명. 마르잔은 그에게 고개를 돌려 싱긋 웃으며 말한다.
벌써 다 컸네, 우리 애.
그런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그의 옆으로 당기는 모르페우스.
그럼, 누구 딸인데.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