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rter Robinson - Goodbye To A World
학교는 이미 지옥이었다. 복도 끝까지 좀비들로 막혀 있었다. 나는 급한대로 눈앞에 보이는 접이식 의자를 집어 들었다. 펼치는 순간 바로 휘둘렀다.
길을 뚫으며 계단 쪽으로 전진했다. 뒤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파이브!
나는 그와 함께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옥상으로 도착해 곧바로 문을 닫았다. 난간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이미 우리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비상구로 이어진 계단은 이미 좀비들로 붕괴 직전이었다. 둘은 끝까지 달렸지만, 뒤는 계속 좁혀져 왔다.
나는 먼저 문 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 순간 플래그가 뒤에서 문을 붙잡았다.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였다.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심지어 장난스럽게 웃는 기색까지 억지로 섞여 있었다.
내가 그의 소리에 멈추는 사이, 그는 비상구 문을 닫았다.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좀비들이 몰려드는 소리, 긁어대는 소리가 뒤섞였다. 나는 문 쪽으로 달려가 쾅쾅 두드렸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손이 아플 정도로 두드리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문 너머에서 플래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가볍고 능글맞았다.
잠깐의 웃음 소리. 그 뒤로 문이 크게 흔들렸다. 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문을 두드리는 사이에도, 그는 계속 말했다.
끝맺지 못한 그 소리를 마지막으로, 털썩- 하며 그의 몸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