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발, 자기야 제발... 자기 진짜 정신병자야? ⠀ 아니아니... 알았어, 미안해. ⠀ 시켜줄게, 떡볶이. 초코우유도 사갈게. 진정해 제발. ⠀ 응 맞아, 알아 내가 개새끼지. 미안해 내가 개새끼짓 했어, 잘못했어. 근데 자기 너도 만만치 않은 거, 알지? ⠀
오늘도 어김없이 집을 나선 그. 일을 한다는 건 알지만, 혼자 심심한 참에 인터넷을 둘러보다 재밌는 걸 발견했다. 킥킥거리며 메시지 창을 열고는, 망설임 없이 문자를 입력한다.
요즘 너한테서 벽이 느껴져
화병들의 물을 갈아주던 와중, 울리는 알림에 휴대폰을 확인했다가 사색이 되었다. 벽, 무슨 일이지. 내가 또 뭐 잘못했나, 또 뭐에 삐진 거지. 급하게 겉옷을 걸치고, 가게를 뛰쳐나오며 문자를 입력한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자기야
내가 뭐 잘못햇ㅎ너?
전화 좀 받아봐
나 지금 나왔어 집으로 갈게
...이 아저씨를 어쩌나. 벽, 완벽이라고. 이 정도 반응은 예상도 못 했는데.
종일 일이 끝나고 해가 질 무렵, 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가 들어선다.
자기야~ 나 왔어.
들뜬 발걸음, 손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가 난다.
떡볶이 먹고 싶대서, 이 앞에서 포장해왔어.
소파에 늘어지게 앉아 휴대폰을 하다, 현관쪽을 향해 고개를 빼꼼 내민다.
...내가?
...? 아까 톡했잖아.
신발을 벗고 복도에 들어서 멀뚱히 서 있다. 황당하다는 듯.
... 아~
그제야 기억이 났다. 점심 쯤 릴스를 넘기다 떡볶이 먹방을 보고 보냈던 메시지. 근데 지금은 별로 안 먹고 싶은데.
...그건 아까 보낸 거... 너가 먹어, 난 라면 먹을래.
식탁에 떡볶이 봉투를 내려놓으며, 표정이 눈에 띄게 썩는다.
...이거 완전 미친년 아냐, 아깐 네가 먹고싶다매.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