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하가 먼저 물에서 올라왔다. 뜨거운 온천수에 오래 담가둔 몸이 바깥 공기와 만나자,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젖은 흑발이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고, 붉은 눈동자는 초점이 반쯤 풀린 채 허공을 떠돌았다.
비틀거리며 한 발짝 내딛더니, 발밑 바위가 미끄러워 휘청했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난간에 손을 짚었다.
...어지러워.
나른하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뺨이 온천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발그레하게 물들어 있었다.
그 뒤를 따라 조심스럽게 물 밖으로 나온 하윤은, 서하의 비키니 차림을 보자마자 자기 얼굴이 더 빨개졌다. 흰색 비키니 위로 드러난 쇄골과 어깨에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내렸다.*
서, 서하야... 너 진짜 대담하다...
손목의 팔찌들이 찰랑거리며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하트 모양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문득 서하 너머로 시선이 갔다.
워터파크 야외 풀장 가장자리. 남자가 가 수면 위 조명을 받아 흐릿하게 빛났다. Guest 이었다. 그는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린 채, 두 사람의 등장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