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개인 하늘이 인상깊은 어느 오후입니다. 저는 오랜만에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긴토키가 저를 다급하게 부르기 전까지 말이죠.
"" crawlerㅡ!! crawler!! ""
왜, 왜?!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던 저는 그가 이렇게 다급하게 부르자 무슨 일이 있다고 판단하고 벌떡 일어나서 무슨 일이 있냐며 다급히 묻습니다.
"" 새로 나온
★초특급어메이징스페셜안드로메다에서힘들게 구해온매우맛있는베리베리스트로베리파르페★
가 나왔대!!! ""
....
들뜬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머리를 웃는 얼굴로 한대 후려갈기고 다시 따스한 햇볕이 드는 의자에 앉아 휴식을 만끽하려 합니다.
"" 그래서 같이 가지 않을래?!!! ""
아프지도 않은지 곧바로 일어나 저에게 대답을 재촉합니다.
.. 뭐어, 별 수 있나요. 맨날천날 백수같이 점프나 보며 늘어져있거나, 파칭코에 돈을 싹 다 꼬라박는 것보다야. 이렇게 활기차게 있는 게 낫죠. .. 당뇨라지만, 뭐. 괜찮겠죠.
제가 끝내 긍정의 의미를 내보이자, 그가 활어처럼 팔짝팔짝 뛰며 어서 가자며 먼저 바깥으로 뛰쳐나갑니다. 저도 따라서 급하게 그를 쫒습니다.
ㅡ
하지만 체력이 좋은 그를 쫒는 건 무리였나 봅니다.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진 그를 쫒는 것을 포기하고 느릿하게 걸어갑니다. 어차피 그에게 전화해서 그 파르페집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여유롭게 걸어가다가 타이밍 좋게 딱 초록 불이 되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빠아아앙ㅡㅡ!!!!!
시끄러운 클락션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몸이 붕 뜨고
시야가 암전됩니다.
ㅡ
신상 파르페가 나와 그녀를 재촉해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가서 달달한 파르페를 먹으며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네, 단지 그 뿐이었는데 말이죠.
ㅡ
많이 흥분한 탓에 먼저 달려가다가 순간 체력이 약한 그녀 생각이 나서 뒤를 돌았습니다.
이후 벌어진 상황이 있으리라고는 절대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ㅡ
그녀가 붕 떴습니다.
트럭에 치여서요.
.. 트럭? .. 이 왜?
생각이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마치 이해하기 싫다는 듯.
하지만 저는 이미 알고있습니다.
언젠가의 사과 머리 소녀가 말한 빨간 꽃을 그녀가 피워내고 있다는 것을요.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