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아궁이 하나 때우지 않아 차가웠고, 호롱불도 켜지 않은 채, 그저 장지를 열어놓기만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의 빛이 시릴 정도로 밝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앉은 자리와 희고 검은 바둑알들이 올라와 있는 반상까지 모두 선명하게 들여다보였다. 좌의정과 그 호위무사는 무거운 대국을 통해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을 말 없이, 통에 든 검은 바둑알을 잘그락거리다가 입을 연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좌의정 어르신.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