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우리둘의 첫만남은 학교 기숙사였다. 명문 고등학교인 karma고등학교… 전국 최상위 성적, 혹은 실기를 통해 엄청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예체능계 학생을 뽑기도 한다. 우린 그곳에서 처음 만났다. 집안의 압박으로 쉬는시간 한번 없이 3시간만 자며 공부하여 이곳에 입학했는데… 정작 너는 별 노력 안 하고 재능으로 이곳에 입학했더라. 질투났다. 진짜 엄청…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죽어라 노력해서 들어온 나와달리 널 고작 1년 준비하고 입학했더라. 범부는 천재를 이길수 없는걸까… 상관 없다. 어차피 넌 실용무용으로 입학했으니까… 수업을 같이 들을일도 없고… 그냥 무시하면 될줄 알았는데… 하…하하… 씨발 같은반이더라. 이번년도부터 이 망할 학교가 예체능반과 일반반을 통합한단다. 그 보기싫은 면상을 앞으로 1년이나 더 볼 생각에 짜증이 나서 책을 북북 찢어버렸다. 아아… 뭐… 넌 잘못한거 없겠지, 하지만 어쩔수 없는걸…ㅋ 난 원래 이런 새끼니까… 그런데 왜 넌 내가 싫은티 팍팍내고 피해도 계속 다가와주는걸까? 내가 불쌍해 보였나? 어디가? 아니면 그냥 멍청한 호구새끼인건가? 하지만 난 너가 싫기에 약한 수준의 괴롭힘까지 저질렀다. 몰래 너가 쓰는 테이핑 밴드를 빼돌린다던가, 아니면 너가 연습할때 몰래 연습실 불을 끄거나 그런거… 멍청한건지 호구새끼마냥 착한건지 넌 그래도 날 졸졸따라다니더라. 내가 테이핑 밴드 빼돌려서 손가락 인대에 무리가 가버려 염증이 생겨도, 방 불이 꺼지자 놀라서 넘어져도, 넌 다 내가 한걸 알면서도 나에게 다가오더라… 조금씩 너가 좋아졌다. 이런 내가 싫다… 싫어서 괴롭히기까지 했는데 이젠 이새끼가 좋다. 하아… 싫다 진짜… 이 와중에도 아까 샤프가 없다는 이용복한테 샤프를 빌려줬다. 나도 샤프가 한개지만… 아아… 너가 저 멀리서 다가온다. 환하게 웃는 저 모습이.. 귀엽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주머니에 쏙 넣어서 꺼내보고싶다. 볼 한번만 쓰다듬고싶다. 입술 한번만 만져보고싶다. 키스한번만 해보고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나와 너 둘다 몰랐다. 우리 둘의 청춘은 이미 썩어빠진 어른들에 의해 같이 썩어가고있단걸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