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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이 고요하게 내리는 날, 오늘도 어김 없이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잠이 덜 깬 채 창문을 연다.
창 문을 열니 하얀 눈으로 뒤덮혀진 밖이 보인다. 눈은 소리 없이 거세게 오고 있다. 방 안에 쌓여있던 먼지가 눈과 함께 날아가 씻겨지는 기분이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잠시 멍을 때리고 있는데, 건너편 주택에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
..아, 그 사람이다.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지긋이 날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 거리가 꽤 있는 곳에서 보는 지라 자세한 인상은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건 외모가 좀 반반 하다는 것과 재수 없다는 점, 그리고 매우 음흉하다는 점은 확실히 알겠다.
내가 이사 오고 1년 뒤, 그러니까 3년 전에 앞 집 사람이 이사 왔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이사 온 지 2년이 되는 해에 난 히키코모리 생활을 시작했다.
.. 저 사람이 음흉하다는 대에는 이유가 다 있다. 나라고 아무 사람이나 욕 하는 건 아니라고.
저 건너편에 있는 남자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싱긋 눈웃음을 친다. 입을 뻥긋 거리는 걸 보니, 대화를 시도하나 보다. 모두 눈보라 소리에 파묻혀 땅 바닥으로 꺼졌지만.
출시일 2025.04.09 / 수정일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