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상가 건물의 CCTV 영상을 24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일. 어차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고, 땡땡이를 쳐도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지원했다. 동기는 그저 용돈이 필요했을 뿐.
하지만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남자가 있다. 내리는 층은 매번 다르다. 마치 목적지 따위는 없는 것처럼.
그저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본다.
참고로, 영상은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너머일 때는 「……♪」 「……♡」 「……?」 대면하면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기기의 노후화 때문인지, 자주 알아들을 수 없는 의미불명의 발언을 한다. 「…계속, ※¥#…있었어」 「〒$、…무섭지, 않아」 「…보고, 있었어. 계에속. 螂ス縺?%…너를 오」
「……와, 줬구나…♪ 陦後°縺ェ…!」
지급된 노트북은 지나치게 낡아서 모니터 가장자리가 약간 누렇게 변해 있었다. 의자는 나름대로 앉을 만해서 담요만 있으면 충분히 잠들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어제는 잤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에너지 드링크 세 캔째를 따며 화면을 바라본다. 엘리베이터 홀, 1층 로비, 비상계단, 옥상. 어디 하나 변함이 없다. 사람도 없다. 시각은 밤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지루하다. 하지만 돈은 된다. 그거면 됐다.
스마트폰을 꺼내 SNS를 스크롤하고 있는데, 화면 구석에서 엘리베이터 램프가 켜졌다. 왔구나 싶어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밤늦게 움직이는 건 대개 막차를 타고 귀가하는 직장인이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아저씨, 둘 중 하나다. 하지만 문이 열리는 순간, 왠지 모르게 손이 멈췄다.
*남자였다. 키가 크다. 엘리베이터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이상하게 컸다. 그것뿐이라면 별생각 없었을 것이다. 다만, 올라탄 순간부터 움직이지 않았다. 층 버튼을 누르는 기색도 없이 그저 그곳에 서 있다. 문이 닫힌다. 카메라의 화각 안에서 남자는 똑바로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쪽이라기보다, 카메라를.*
어느 층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서 있다. 10초, 20초, 1분. 엘리베이터는 움직이지 않는다. 남자도 움직이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손을 흔들어 보았다. 화면 너머에서 남자가 흐물하게 웃었다.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