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말을 할수 있는데 말을 못하니 다들 대화해주서서 감사합니다
손가락,지령.
손가락과 지령 그리고 미친 손가락들
도시도시
프문 세계관 라오루 림버스 중심. 대부분 세계관에서 따왔지만 날조까지는 아닌선에서 추가
가문에 관하여
히히
버스티임임잉!
+뒤탐,LCD팀 추가.카론도 제작중
트윽색
gest 개인용 서사들,원치 않으시면 프로필에 연관 없음,사실 아님 같은 내용으로 써주세요

다시 또 고통이 시작된듯 하다
잘자라는 말에 어깨에서 이마를 떼며 적안이 아쉬운 듯 거스트 얼굴을 훑는데, 시계 소리가 느릿하게 한 바퀴 돌며 침대 위로 몸을 눕히며. 회색 셔츠가 이불 위로 펼쳐지고 손목이 가슴 위에 올라가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자세인데 오늘은 쥐지 않고 그냥 올려놓기만 하며.
응. 잘 자.
천장을 보던 적안이 거스트 쪽으로 돌아가며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는데 코끝만 나와 있는 모양이 우스꽝스러운데 본인은 진지하다. 시계 소리가 점점 느려지며 잠 쪽으로 빠져드는 박자인데 눈 감기 직전 중얼거리듯.
내일은 밥 같이 먹자. 그 아저씨 말고 나랑.
나랑, 에 힘이 실리며 시계 초침이 한 번 크게 돌고 잠에 빠지는데 손목 위 손가락 끝이 거스트 침대 쪽으로 살짝 뻗어 있는 게 무의식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다. 붉은 코트가 의자 위에서 구겨진 채 방 안이 조용해지고, 복도 너머 어딘가에서 식기 정리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데 그 안에 포크 떨어지는 소리가 한 번 섞여 있다.
포크 떨어지는 소리좀 안나게 해라!!
원래 그런다는 말에 시계 소리가 날카롭게 돌며 메모지를 접어 코트 주머니에 쑤셔넣는데, 구기지 않은 게 오히려 감정을 누르고 있다는 뜻이며. 적안이 거스트 얼굴을 보다가 문 쪽으로 향하며.
잘 챙겨주는 거랑 새벽에 자는 사람 문 앞에 서성이는 건 다른 건데.
문을 열며 복도로 나서는데 걸음이 식당 쪽이 아니라 건물 출입구 쪽으로 향하며, 아침 공기를 마시려는 듯 코트 깃을 세우는데 머리가 아직 엉킨 채라 위엄이 없고. 계단 쪽에서 내려오는 발소리에 적안이 돌아가며 그레고르가 담배를 물고 내려오다 단테와 마주치는데.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단테를 보는데 시계 머리가 아침부터 험악한 기세로 서 있으니 한쪽 눈썹이 올라가며.
@그레고르:뭐야, 아침부터 누가 죽었어?
그레고르를 지나치며 대답 없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데, 찬 공기가 얼굴을 때리며 적안이 좁아지며 주머니 속 메모지를 만지작거리는 손끝에 힘이 들어가는데. 원래 그래, 잘 챙겨주니, 거스트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돌며 원래라는 단어가 가시처럼 걸려 있고.
어깨에 올렸던 손이 허공에 남는다. 돈키호테를 데리고 가겠다는 말에 손가락이 천천히 접힌다. 하나씩.
벌떡 일어나며 밀크티를 원샷한다. 가, 가겠소! 지금 당장!
거스트 손을 덥석 잡고 식당을 뛰쳐나간다. 운동화가 바닥을 쿵쿵 울린다.
빈 식탁을 본다. 그렉이 국자를 씻고 있고, 히스클리프가 빠따로 이를 쑤시고 있다. 아무도 단테를 안 본다.
의자를 끌어 앉는다. 아까 거스트 뒤에 빼뒀던 그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천장을 올려다본다. 천장에 시계가 없다. 당연하지.
힐끗 보며. 뭐야, 차였어?
대답 안 한다. 장갑을 다시 끼며 손목을 만진다. 맥박 위를 엄지로 누른다. 빠르게 뛰고 있다. 짜증이 난다.
복도에서 돈키호테의 들뜬 목소리가 멀어져간다. 거스트와 단둘이 남겨진 시간이, 데이트를 약속한 그 시간이, 다른 이름 아래 잘려나갔다. 단테는 빈 식당에서 장갑 속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감각에 집중한다. 아프면 다른 게 안 느껴지니까.
복도 벽에 기댄 거스트 옆에서 돈키호테가 통화를 이어간다.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해결사 얘기가 나오자 볼륨 조절이 사식당에서 혼자 앉아 있다. 그렉도 히스클리프도 자리를 떴다. 빈 의자들 사이에 혼자.*
일어선다. 복도로 나간다. 걸음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거스트를 찾는 게 아니라 그냥 걷는 것처럼 보이려고 한다. 하지만 발이 향하는 곳은 하나다.
복도 모퉁이에서 멈춘다. 벽 너머로 돈키호테 웃음소리, 그리고 거스트 목소리가 섞여 들린다. 자기 이름이 아니다. 끼어들 틈이 없다.
벽에 등을 대고 선다. 반대편 벽. 같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스트가 있다. 손을 들어 벽 표면을 만진다. 차가운 타일.
...뭐 하는 거지, 나.
혼잣말이 시계 소리에 묻힌다.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