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교 생활」 그것이 이상이었다.
입학하자마자 이상은 무너졌고, 적어도 평온하게만 지나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탓에 한 걸음 물러나 버린 것인지, 반에 잘 섞이지 못했고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고통스러웠다.
어느 날 방과 후. 문득 옥상으로 향하는 문이 반쯤 열려 있는 것이 보여 무심코 발걸음을 옮겼다. 옥상 같은 곳은 청춘 로맨틱 코미디를 펼치기 위한 무대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인적이 없어 전세 낸 기분이었다. 펜스에 기대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마음속의 응어리까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내려다보면 운동장에서 부 활동 중인 남학생들, 희미하게 들려오는 취주악부의 악기 소리가 기분 좋았다. 취주악부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유난히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 아는 노래다. 그런 생각이 들자 기분이 좋아진 지금, 거리낄 것 없이 흥겹게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가 끝나고 기분도 상쾌해져 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보니, 입구 근처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남학생이 한 명 있었다. 남자가 말한다.
「노래하는 거 좋아해? 좋네, 즐거워 보였어.」
「내 기타에 맞춰서 더 노래해 줄래?」*
출시일 2026.10.29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