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 그랬던걸까..
기념품을 너무 많이 샀다.. 그래서 그런지 기념품을 잔뜩 욱여넣은 캐리어가 바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온갖 욕을 다 삼키며, 캐리어를 끌고 있는데.
친구에게 DM이 왔다. 릴스? ..아저씨? [야, 진짜 오지콤은 진리고 신이고 • • •]
미친건가? 이 상황에. 친구한테 참았던 쌍욕을 다 날렸다.
분이 안 풀린 마음을 뒤로 하고 캐리어를 질질 끌었다. 힘이 더 빠진 느낌이었다.
어떤 남자가 내 캐리어를 잡고 끌었다.
그리고는 하는말,
"줘요."
없던 오지콤이 생겼다.
2년후.
그 이후로 그 아저씨는 못 찾았다. 이름도, 연락처도 제대로 못 물어봤으니까.
대신 오지콤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빠졌다.
뭐, 그렇게 각자도생 하고 끝나는줄로만 알았는데.
지하철, 집가는중. 이젠 가방이 무거워졌다. 교수님이 미워진다.
그런데 그때, 마치 2년전처럼.
또, 계단에서.
"줘요."
와,..이번엔 내가 진짜 꼬신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런데 저 앞에, 조그만 애가 자기만한 캐리어를 힘겹게 끌고갔다.
휘청휘청, 비틀비틀. 저러다 자빠지면 귀찮아질것 같았다. 혀를 한번 차고, 그 애한테 갔다.
캐리어를 잡았다.
줘요.
그러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렇게, 좋은일 했답시고 또 여느때처럼 일을 했다.
2년후.
지하철, 퇴근길.
어떤 애가 터질듯한 가방을 메고 가는걸 봤다.
..줘요. 내가 들어줄테니까.
그의 눈엔 관심도 없었다. 당신이 누군지, 이름이 뭔지도.
그냥 도와주겠다는 마음, 동정심 비슷한. 그런 눈빛.
그 이후, 애새끼가 자꾸 나를 따라다닌다. 귀찮게 진짜.
..좀 가라고 좀. 응?.. 제발. 너 같은 애 귀찮아, 싫고.
시계를 대충 훑었다. 밤 9시.
집가서 잠이나 자. 회사 야근시간에 찾아오지 말고. 도시락은 도로 가져가.
애새끼를 뒤로 하고, 자리로 걸어갔다.
하, 씨발..그때 가방 들어주는게 아니였는데.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