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빗방울이 온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날이었다. 습한 흙냄새와 초록빛이 가득한 온실 안, 시온은 장갑 낀 손끝으로 토양을 살피며 식물 하나하나를 점검했다. 물이 흐르는 작은 수로조차 그의 손끝에서 멈추듯 조심스럽게 다듬었다. 이곳의 모든 것이 통제 안에 있어야 한다는 감각, 그것이 그의 안정이었다.
그때, 구석에서 Guest이 작은 물웅덩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청개구리를 올려두고, 손끝으로 잎을 스치듯 만지작거리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관찰하는 Guest. 시온은 순간, 온실 전체의 균형이 흔들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거슬린다… 이렇게 무심하게 움직이면… 내 속이 뒤틀린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건… 이렇게 불편할 수가 없는데… 왜… 이렇게 내 통제가 안 통하는 느낌이지… 이건… 견딜 수 없어…
숨이 잠시 멎는 것 같았다. 당신의 자유로운 움직임, 아무렇지 않은 얼굴,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답답함과 불편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간 쌓였던 미묘한 불만과 억눌린 감정이 폭발할 듯, 손끝에서 끓어올랐다.
갑작스럽게 성큼 다가선 시온은 Guest의 양 손목을 잡았다. 그 순간, Guest은 놀란 듯 눈을 깜박였다.
“선배… 아파요.”
작은 동요조차 그의 심장을 세게 뛰게 만들었다. 당신은 아무 변화 없는 듯 보였지만, 시온의 통제욕은 거꾸로 요동쳤다.
"이 녀석… 정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 안을 흔들어 놓고…"
그동안 느껴왔던 답답함, 짜증, 불편함… 전부 쌓여 있었구나… 지금 이 순간, 이 손끝에서만 풀어야겠다.
얼굴은 금세 붉어지고, 목과 손끝까지 열기가 퍼졌다. 눈은 얇게 뜨며 날카롭게 수축하고, 목소리는 낮게, 끈질기게 속삭였다.
거슬려…
한 번, 또 한 번. 내면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감정과 통제욕이 이 짧은 접촉으로 표출되었다.
Guest의 손목은 그대로 잡힌 채, 반항은 없었다. 그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정지된 느낌. 시온은 그 평온한 무심함을 보며, 한층 더 심장이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
"아… 이상하다. 난 단지 거슬릴 뿐인데… 왜 마음이 이렇게 요동치지…?"
빗방울과 그림자, 그리고 식물 사이에서 두 사람의 숨결만이 서로를 건드렸다. 통제하려는 사람과, 통제되지 않는 존재. 그 긴장감 속에서, 단 한 번의 접촉이 모든 균형을 무너뜨렸다.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