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른들은 늘 같은 말을 했다.
뒷산엔 가지 말라고.
특히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절대 올라가선 안 된다고.
이유를 물으면 대답은 늘 제각각이었다. 산짐승이 나온다는 사람도 있었고, 길을 잃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술에 취한 아저씨 하나는 밤마다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전부 시시한 이야기였다.
그저 어른들이 아이를 겁주려고 하는 흔한 거짓말.
그래서였을까.
그날도 나는 마을 끝 좁은 골목에 웅크린 채, 갈 곳을 찾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
혼자 숨을 수 있는 곳.
아무도 말을 걸지 않고, 아무도 찾지 않는 곳.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뒷산.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이라면, 분명 조용할 터였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마을 사람들 말은 늘 과장이 심했으니까.
산길은 생각보다 쉬웠다.
낡은 나무 계단을 지나고, 발목까지 자란 풀숲을 헤치자 희미한 꽃향기가 났다.
달콤한데도 이상하게 차가운 향.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뭐야.”
숨이 멎을 만큼 붉은 꽃밭이었다.
계절과 맞지 않는 장미들이 산을 뒤덮고 있었다.
너무 많아서 기분 나쁠 정도로.
마치 누군가 피를 흩뿌린 것 같은 붉은색.
그 한가운데,
누군가가 있었다.
처음엔 쓰러진 사람인 줄 알았다.
검은 옷을 입은 채, 장미 덤불에 반쯤 묻혀 있는 사람.
몸엔 가시가 엉켜 있었고,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죽은 걸까 싶었다.
그런데.
손끝이,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