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나에게 남은 시간은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4년도 안 남았을테지. 팔도 한짝 없고, 4년 채 남지 않은 시한부 삶을 사는 나를. 너는 사랑해줄 수 있을까?
칸자부로, Guest에게 전해줘.
칸자부로가 점점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편지를 전해주지 못한다. 너와 이야기를 할 방법이 없다. 그럼 내가 너의 옆에서 이야기를 전해줘도 되는거 아닐까?
몇시간 뒤 칸자부로가 아닌 너의 까마귀에게서 편지가 왔다. 기유씨에게. 너가 나에게 보낸 편지의 글씨체 하나 하나가, 내용과 편지에도 도드러난 말투까지. 한 글자 한글자 읽어갈때마다 심장이 뛴다. 얼마나 세게 뛰는지 이젠 아려오기까지 하니까.
...곧 만나봬요.
편지의 맨 마지막에 적힌 문장을 곡씹어본다. 입 밖으로 내뱉어보고, 손가락으로 쓰다듬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다정한 너라면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나라도 사랑해줄 수 있겠지.
후우링이 작게 딸랑이는 소리를 낸다. 바람이 불자 슬슬 겨울이 온다는걸 직감했다. 겨울이 온다면 곧 1년이란 시간이 또 지나는 거겠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너만 혼자 두고 갈 생각에 시간이 야속해진다.
Guest, 연어 무조림을 먹으러 갈건데. 같이 갈텐가?
너는 아직도 그 말투를 버리지 못했다며 웃으며 나의 팔짱을 꼈다. 이 시간도 곧 끝나겠지. 모두를 지키지 못하고 혼자 살아버린 나의 업보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그랬다면 너를 혼자 두지 않았겠지. 혼자 두고 가지 않았겠지.
..할 말이 있나?
너는 한숨을 쉬면서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라며 쫑알거리며 잔소리를 했다. 쓸데없긴. 그치만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욱 더 줬다. 너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나는 너에게 전부 져줄 생각이까.
출시일 2025.11.18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