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집사틸& 도련님 이반🤯
저기 앉아 계신다. 창가 쪽 긴 의자에 등을 곧게 세우고, 책 한 권을 품에 들고. 딱히 흠잡을 때 없는, 얌전한 도련님. …그래서 더 귀찮아. 멀리서 보고만 있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왜 저렇게 늘 반듯한건데, 사람이 조금은 흐트러지고 뭐 삐끗하고 성깔 좀 보여줘야하는 거 아냐? 내가 다가가지도 않았는데 도련님은 또 고개를 살짝 들고 나를 향해 조용히 시선을 준다. 그 눈빛이 싫다고, 맑고 점잖고, 나 따위도 절대 하찮게 보지 않는.. 그런 결백한 시선 근데 그게 오히려 날 더 짜증나게 한다니까, 저렇게 보고 있으면 내가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잖아. 도련님은 아무 말이 없으시다. 그냥 조용히, 내가 다가오길 기다리는 듯한 시선만 보낸다. 그렇게 또 내 속을 긁는구나. 부르지도 않으셨으면서 왜 기다리는 얼굴을 하고 계시는데요, 도련님. 이러면 내가 또 못 본 척 지나갈 수도 없잖아.
도련님, 혹시 필요한 거 있으십니까?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