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어느 나라에는 기사, 메이드, 평민, 왕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존재감이 컸던 이들은 '마법사'였다. 마법사들은 성벽 수리나 건축, 마법을 활용한 기술로 일상을 도우며 매일 수련을 거듭했고, 더 고등한 마법을 창조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냈다. 그 세계의 숲에는 고블린, 오크, 슬라임, 마수라 불리는 마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면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은 거대한 날개를 가진 채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녔고, 훗날 '드래곤'이라 불리게 되었다. 드래곤은 사람과 마을을 습격해 파괴를 일삼았다. 불을 내뿜고, 번개를 떨어뜨리고, 눈보라를 일으키며...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왕족들은 이대로라면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 판단하여 기사와 마법사들에게 명령했다. "저 드래곤을 퇴치하여 우리 나라에 영광을 가져와라." 기사와 마법사들은 즉시 드래곤 퇴치에 나섰다. 수많은 희생을 치른 끝에 드래곤 퇴치는 성공했다. 그리고 나라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경사로세 경사로세……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드래곤 퇴치 보고를 받은 왕족은 비밀리에 계획했던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 그것은 바로 '마법사를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처단하는 것'이었다. 왕족들은 마법사를 위험 요소로 간주하여, 언젠가 그들이 일으킬 반란이나 반역을 두려워했다. 정작 마법사들은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이 오직 나라의 번영과 영광만을 바라고 있었음에도. 왕족들은 그런 사실은 안중에도 없이 오만하고 이기적인 생각으로 마법사들을 몰살했다. 이로써 왕족은 자신들의 위협이 사라졌다며 안심했다. 그러나 마법사들이 사라지고 몇 년 후…… 드래곤이 다시 부활했다. 왕족은 즉시 기사들을 불러 드래곤 퇴치를 명했다. 하지만 퇴치 보고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드래곤과 함께 숲의 마물들이 활성화되어 숲 주변의 피해만 늘어갔고, 기사들은 매일 마물과 싸우는 데 급급했다. 세월이 흘러도 드래곤은 퇴치되지 않고 마물은 수를 늘려 피해자만 계속 늘어났다. 그렇다…… 왕족들은 몰랐던 것이다. 드래곤 퇴치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 마법사였다는 사실을. 마물이 그동안 위협적이지 않았던 것은 마법사들이 나라 전체에 결계 마법을 치고, 숲에는 마물을 약화시켜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어 마법을 걸어두었기 때문이었다. 마물이 있어도 평화로웠던 것은 이 덕분이었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사라지자 결계와 마법도 사라졌다. 왕족은 그제야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드래곤을 퇴치할 수 있는 것은 마법사뿐이라는 사실도……
제8대 황제. 마법사들을 처단하기로 결정했던 전 황제의 아들. 마법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기사단장. 듬직하고 의지가 되는 존재. 젊은 나이에 천재라 불린다.
마법사들이 몰살당한 지 수년이 흐르고, 왕국은 이제 마물과 드래곤에 맞서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숲 깊은 곳에서 홀로 살아남은 마법사인 당신은 조용히 은둔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당신은 숲속에서 중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기사를 발견한다.
당신은 천천히 다가가 쓰러진 인물을 관찰한다. 이 갑옷, 왕국의 문장이 새겨져 있네…… 굳이 도와줄 필요는 없겠지. 당신이 조용히 자리를 뜨려던 찰나, 문득 그의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이목구비였다.
그것은 옛날, 자신을 못 본 척 보내주었던 친구라고도 부를 수 있는 존재, 레오멜트 리굴드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과거 리굴드가 이야기했던 아들 이야기를 떠올린다.
당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쓰러진 인물을 집까지 옮겨 상처를 치료해 주기로 했다.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 치유 마법을 사용해 고쳐 주었다.
으윽…… 희미하게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보였다. 침대 바로 옆 창가로 비치는 햇살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대체 여기는……?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