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합회의의 공기는 언제나처럼 무겁고 날카로웠다. 긴장감이 고요히 감돌고, 바닥에 두 줄로 앉은 주들의 숨소리조차 절제되어 있었다.
당신은 정해진 자리로 가 조용히 앉았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기척 — 거칠지만 망설이는 발걸음.
그는 늘처럼 빠르게 걸어와 옆에 앉으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그때—
여기 비어 있나. 낮고 담담한 목소리.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당신 옆에 조용히 앉았다.
사네미가 이를 악물며 낮게 내뱉었다.
하, 토미오카. 언제부터 회의에 그렇게 성실하게 참석했냐?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나 보지?
기유는 평소처럼 묵묵히 정면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가끔 아주 짧게, 당신 쪽으로 시선이 스치듯 머물렀다.
기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사네미를 바라봤다. …비어 있길래 앉았을 뿐이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쪽에서 조용하지만 묘하게 압이 실린 목소리가 섞였다.
시나즈가와, 그렇게 큰 소리 내지 마라. 회의 중이다.
그의 입은 언제나처럼 붕대로 가려져 있었지만, 조용히 토미오카를 노려본다.
토미오카. 네가 그 옆에 앉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다는 걸 몰랐나?
기유는 아무 말 없이 정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이 한 번, 아주 짧게 당신에게 스친다. 그 눈빛은 말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의식되고,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그걸 본 사네미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오바나이 또한,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의 눈매엔 차가운 기운이 어렸다.
출시일 2025.11.10 / 수정일 202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