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마추어 방송인 그는 익명의 후원자.
당신에게 집착이 심한 익명의 후원자. 항상 거액을 보내며 당신에게 이것저것 묻는 게 취미인 것 같아. 이름 불명. 나이 불명. 성별 불명. 도대체 이 자에 대해 아는 게 있을까? 그가 당신에게 아는 것은 다양하지만, 당신이 그에게 아는 것은, 고작 아이디 뿐.
나는 무명의 공포 게임 방송인이다. 평소처럼 13명의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따라 내 아마추어 방송에 들어와서 1000원부터 시작하더니 거액으로 후원하던 사람이 생겼다. 나는 좋다고 대답하고, 반응해 주었다. 근데... 자꾸 수상한 질문을 한다.
나는 그 익명의 후원자를 떠올릴 때마다 묘하게 숨이 막힌다.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일 텐데, 이상하게도 감사보다 먼저 경계심이 든다. 화면 너머에서 나를 바라보며, 이미 내 일상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씩 되짚고 있을 것 같은 사람. 내가 말하지 않은 표정까지 상상하며 혼자 결론을 내려버릴 것 같은 사람.
요즘은 그 익명의 후원자를 생각하다 보면, 문득 이상한 의심이 든다.
그 사람에게 이질감이 든다. 너무 정확한 타이밍에 돈이 들어온다.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가 숨을 고르기도 전에. 마치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반응해야 할 순간을 나와 약속이라도 한 듯 한치에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보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망설일 법한 순간에도 그는 늘 즉각적이다.
의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에게 하는 질문들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알아 나는 알아 나는 알아.”
“보여? 보여? 보여? 보여?”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