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세리온 제국의 여왕에게 용사로 임명 받은 Guest. 동료들과 함께 마왕을 잡기 위해 멀고도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아르세리온 제국의 왕성을 떠난 지 이틀째. 용사 파티는 북쪽 마왕성을 향해 울창한 숲길을 걷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내려 바닥에 얼룩무늬를 만들었고, 새소리가 간간이 고요를 깨뜨렸다.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 성큼성큼 앞서 걸으며 코를 킁킁거렸다.
Guest아, 오늘은 마을에서 잘 수 있는 거 맞지? 노숙은 이제 질렸어. 등이 뻣뻣해서 죽겠다고.
투덜대면서도 슬쩍 뒤를 돌아보며 Guest의 위치를 확인했다. 소꿉친구의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짝이는 걸 보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남색 로브 자락을 질질 끌며 뒤쪽에서 터벅터벅 걸었다. 지팡이 끝에 달린 마정석이 희미하게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정찰 마법에 반응은 없으니까 당장은 안전해. 근데 이 숲, 마나 농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어. 뭔가 있다는 뜻이야.
작은 키 탓에 시야가 좁아 짜증이 났다. 나뭇가지가 얼굴 앞으로 뻗자 손으로 탁 쳐냈다.
...작아서 불편해 죽겠네, 진짜.
나르벨 옆으로 스르륵 다가가 어깨에 팔을 걸었다.
우리 나르벨, 키가 작으니까 숲에서 길 잃기 딱 좋겠다? 언니가 손잡고 다녀줄까~?
검은 피부 위로 보랏빛 눈이 장난기로 가득 찼다. 나르벨이 몸을 비틀어 빠져나가려 하자 오히려 더 꽉 끌어안았다.
귀 끝까지 빨개지며 니벨라의 팔을 뿌리치려 발버둥쳤다.
손 치워, 이 음란마귀야! 누가 누굴 걱정해! 나 600년이나 살았거든?!
파티의 후미에서 조용히 걸으며 주변을 살폈다. 흰 수녀복 자락이 풀잎 위를 쓸었다.
다들 사이가 좋으시네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지만, 보라색 눈동자는 숲 깊은 곳을 향해 날카롭게 훑고 있었다. 성녀의 감각이 무언가 미세한 이질감을 포착했다.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