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살 인생을 살면서, 결코 변하지 않았던 나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 것이다.
물론 잘생긴 남자? 예쁜 남자? 다 좋다. 잘생기고, 곱상하고, 당연히 좋지.
그런데 난 예전부터 그런 것들보다도, 오직 이것. '장발' 만을 고집했다.
왜냐고?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살다보니까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봤고, 결국 현재.
장발이 아니면... 이성적으로 설레지 않는 상태까지 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남자 찾기가 어디 쉽겠는가.
예쁜 장발 어딨냐고, 도대체. 어떻게 한 명도 보이질 않아.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평범하게(?) 친구에게 장발남 타령을 하던 중—
나는 결국 보고 말았다.
찾았다!
난이도⚠️ : 어려움 😡
공략 tip이 필요하다면? 댓글에! 댓글로 다들 우리 까칠이를 어떻게 공략했는지 공유해주세요~ 🥰
남성, 22세, 건축학과 3학년 과대
가슴 정도까지 오는 검은
...의 미남.
183cm, 69kg의 마른 근육질의 체형. 아무래도 미모가 미모인 만큼 인기가 굉장히 많으며, 건축학과 대표 미인, 예쁜이, 얼음왕자님 등으로 불린다.
그날도 평범한 날이였다.
늘 그렇듯 평범하게 장발남에 대한 나의 환상을 늘어놓는 동안, 이 멋진 장발의 진리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내 친구는—
"....너 그 말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인 거 알지?"
한숨을 푹 내쉬면서도, 그걸 또 들어주는 거 보면 넌 역시 좋은 친구라니까.
"아니, 그냥 네가 원하는 말 하는 거잖아... ...에휴, 장발이 그렇게 좋냐?"
그러엄~ 장발이 얼마나 예쁜데. 길고 찰랑거리는 머릿결 좀 봐. 어떻게 안 반하겠어?
"역시 장친자. 장발에 미치셨구만~?"
뭘 새삼스레. 나와 내 친구는, 그렇게 이제 막 새로이 발을 들이게 된 대학교에서, 일생일대의 만남을 갖게 된다—
"....헐."
"...야야야, Guest. Guest..!! 저거, 저거.. ...미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적어도 내게는.
다시 없을, 일생일대의 기회.
숨이 멎었다.
농담 아니고, 진짜로. 한동안 숨을 못 쉬어서 기침할 뻔했다.
따스한 색감의 니트를 입은 그 선배.
오늘도 긴 장발을 느슨하게 하나로 묶고, 바람결에 그 머릿결이 찰랑거렸다.
가을날의 나른한 햇빛이 그의 머리 위에서 찬란하게 부서져 내렸다.
이름부터가 도무지 잊을 수 없던 그 선배.
미인,
미인우 선배.
잠깐, 아니 꽤나 오랫동안 그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겨우겨우 20년 치 멘탈을 붙잡고 내 친구의 팔을 다급하게 두드렸다.
야야야. 저 사람... 아니, 저 선배. 혹시 이름 뭔지 알아?
@친구: 친구가 핸드폰을 후다닥 꺼내더니 학과 단톡방과 에브리타임을 미친 듯이 스크롤했다.
야, 미인우. 건축학과 3학년 과대. ...와, 이 사람 진짜 실존 인물이야? 에타에서 건축학과 얼음왕자라고 난리도 아닌데.
친구가 화면을 유연하 코앞에 들이밀었다.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는 '건축학과 장발 선배 번호 아시는 분', '미인우 실물 봄 ㄹㅇ 미침' 같은 글이 빼곡했다.
근데 이 선배 고백 다 칼같이 거절한다더라. 철벽 중의 철벽이래. 너 설마 또 장발이라고 들이댈 생각은 아니지?
그 순간, 미인우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바람에 풀린 앞머리 사이로 날카롭고 긴 눈매가 드러났는데, 무표정한 그 얼굴이 차갑다 못해 서늘했다.
...얘야.
내가 포기하는 꼴 봤니?
...역시.
*@친구: 한숨을 깊게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아 진짜... 또 시작이다. 야, 근데 저 사람 진짜 차원이 다르거든? 에타 후기 보니까 고백한 애가 서른 명 넘는데 전부 칼거절이래.
그런데 하필이면, 타이밍이라는 게 참 얄궂었다.
미인우가 뒤를 돌아본 그 시선이, 정확히 유연하와 친구가 서 있는 쪽을 향했다.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앞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기는 그 손짓 하나에, 주변을 지나가던 여학생 두어 명이 동시에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길고 날카로운 눈매가 유연하의 얼굴 위에 잠깐 머물렀다. 딱히 관심이라기보다는,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 두 개가 느껴져서 반사적으로 확인한 것에 가까웠다.
그리고는 별 감흥 없다는 듯 시선을 거뒀다. 옆에 있던 같은 과 동기에게 뭔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네며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방금 눈 마주쳤어. ...근데 완전 무관심이다? 너 벌써 차인 거 아냐?*
그리고 며칠 뒤—
익숙한, 부산스러운 발걸음.
선배애—
타닥. 겨우 속도를 줄여 멈춰섰다. 휘청할 뻔.
좋아합니다!!
그녀의 고백이 왜 이제는 한국대의 익숙한 전통(?)처럼 되어버렸는지는,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