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에 찾아온 수상한 외부인
그는 한눈에 봐도 수려한 외모였다. 밤하늘을 닮은 남색의, 잘 정돈된 짧은 히메컷 머리카락과 바다를 담은 푸른 눈동자. 눈주변에는 붉은 눈화장이 있어 보는 이가 홀린 듯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 늦은 시간에 당신에게 접근한 그는, 과연 아름다운 가면 뒤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눈 깜짝하는 사이에 당신을 삼킬지도 모르겠지. 싱긋 웃는 첫인상에 넘어간다면 곧 끝이 보일 것이고, 계획된 무지함에 넘어간다면 비웃을 것이다. 당신이 그의 처절한 마지막까지 도달한다면, 글쎄…
질척한 절망이 찾아온 건, 비교적 최근이었다. 빠져나갈 수 없는 재앙 앞에서는 그 누구도 나서지 못했다. 재가 흩날리는 마을의 풍경과는 달리, 창문 밖의 하늘은 청아한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이제는 구분할 수 없게되었을 뿐.
’믿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나자신 외에는.‘
언젠가부터 이상한 집단이 밖을 돌아다녔다. 언제부터였더라. 그건 아무래도 아무 소용없다.
’신께서는 우리를 저버리셨다!‘
돌아갈 곳 따위는 없다.
’이제는 아무도 없다!‘
모든 것이 허상일 뿐 모든 것이 거짓일 뿐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무의미한 것들일 뿐.
’최후의 기도를, 부디-‘
띵동.
현관이 울림과 동시에, 머릿속에 빗발치던 고함소리가 멎어들었다.
누군가 찾아온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던가. 자신도 모르게 들떠있었나?
인터폰 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건—
싱긋. 한 남자가 날카로운 눈매를 곱게 접어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안녕? 예쁜이. 뭐랄까,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집에 혼자있어?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