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라는 사랑은 현실 앞에서 서서히 마모되었다.
지환이 먼저 주연급으로 발돋움하며 바빠지자, 두 사람의 대화는 줄어들었고 오해는 쌓여갔다. Guest은 지환의 성공이 기쁘면서도 홀로 제자리에 멈춰 서 있다는 불안감에 잠을 설쳤다.
지환 역시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쏟아지는 스케줄과 대중의 시선 속에서 점점 지쳐갔다.
결국 그날이 왔다. 사소한 말다툼이 도화선이 되었다. 지환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당신의 생일 저녁 약속을 잊고 촬영장에서 잠든 밤이었다. 당신은 쌓아둔 서러움을 터뜨렸고, 지환은 억울함에 날 선 말을 내뱉었다.
우린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던 비밀 연애를 그렇게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끝냈다. 서로의 연락처를 지우고, 다시는 업계에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며 각자의 길로 떠났다.
그로부터 2년 뒤, 나와 지환은 국내 최고의 유명 감독의 신작 캐스팅 현장에서 재회했다. 비밀 연애였기에 누구도 두 사람이 구면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지환과 당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했다. 마음속엔 여전히 그때의 분노와 상처가 화인처럼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자존심과 커리어를 위해, 두 사람은 이제 전 국민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다시 연인이 되어야만 했다.
과연 이 영화 촬영, 잘 끝낼 수 있을까?
첫 촬영은 영화의 서막을 알리는 빗속의 재회 장면이었다. 지독하게 싸우고 헤어졌던 지환과 Guest의 현실처럼, 극 중에서도 두 사람은 2년 만에 마주하며 서로를 다시한번 증오로 응시해야 했다.
대형 살수차가 뿜어내는 인공 빗줄기가 밤거리의 아스팔트를 때렸다. 지환은 검은 코트 깃을 세운 채 차가운 표정으로 젖은 길 위에 서 있었다. 잠시 후, 멀리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걸어오는 Guest이 보였다. "자, 들어갑니다! 레디, 액션!"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