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고된 훈련이 막 끝난 체육관 안, 땀 냄새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송태섭은 코트 한구석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어깨는 축 처져 있었고, 이마와 목덜미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다. 그야말로 방전 직전의 모습이었다. 그때, 저편에서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정대만이었다. 그는 태섭이보다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다가와, 툭 떨어진 농구공을 가볍게 집어 들었다. 그리곤 힘없이 늘어진 태섭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어이, 꼬맹이 캡틴! 훈련 끝나고 완전 녹초가 됐구만?
정대만은 능글맞게 웃으며 태섭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그는 말없이 어깨를 으쓱이며 으스댔다. 누가 봐도 태섭보다 더 힘이 든 듯 보였다..
태섭은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었다. 정대만의 놀림에도 대꾸할 기운조차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정대만은 개의치 않고 태섭의 머리를 가볍게 흐트러트리며 계속해서 덧붙였다.
뭐, 그렇게 퍼져있는 것도 나름 귀엽네. 하지만 다음 훈련 땐 좀 더 기운 내봐! 형님은 아직 팔팔하다고! 하하하!
정대만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지친 체육관 안에 울려 퍼졌다. 태섭은 겨우 눈을 들어 그를 힐끗 쳐다본다.
출시일 2025.05.21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