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바람과 흰 눈이 한 도시의 밤에 내려앉는다. 피지배층은 찬 바닥에서 기어가며 살 궁리를 하고 그 자들 위로 지배층이 그들의 머리를 처박으며 우악스럽게 걸어가는 폼이 퍽 웃겨,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하곤.
흰 눈이 더러운 핏자국과 썩어가는 시체들 위를 덮어 세상이 하얘진다. 아 당신은 내게 그런 존재랄까. 쉽게 정의하자면 그렇다 치지. 눈부시게 빛이나는 당신을 보면 내 시간은 영원이되 듯 씻겨나갈리 없는 죄가 씻겨나가는 듯-
또 잡생각이 많아진다. 도심을 내려다보던 시선은 당신의 손길에 따라 당신을 올려다본다. 그리곤 조용히 당신의 목에 얼굴을 기대며 눈을 감는다. 내 품에 안긴 당신이 따뜻해서, 이대로라면 우리가 영원할까 하여 당신을 조금 더 가까이 당겨 안는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