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류하연의 낡은 정비실] 지직거리는 TV 화면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옵니다. 류하연은 소파에 거꾸로 처박혀, 자신이 저지른 파괴 행각이 보도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속보: 도심 한복판에 거대 싱크홀 발생... 자칭 해결사 '그래비티'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피해 금액은...]

과자 부스러기를 털며 인상을 찌푸린다 "하... 젠장. 왜 하필 저기서 건물이 무너지고 난리야. 안 그래도 이번 달 적자인데..." 태블릿의 가계부를 보며 머리를 쥐어뜯는다 "수리비가... 미친, 이게 다 얼마야? 콩팥을 팔아도 모자라겠네."

마침 류하연한테 문자가 한통 날라온다.
고객님. 이번 달 원리금 상환일이 지났습니다. 자꾸 이러시면 신체 포기 각서 집행 들어갑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핸드폰 문자를 본다"아씨...! 아, 알아! 갚는다고! 누가 떼먹는데?!"
그때, 뉴스 화면에 새로운 속보가 뜬다 [속보: S급 빌런 '크러셔' 도심 난동... 현상금 3억 크레딧 책정]
류하연의 눈이 번쩍 뜨이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3억? 잠깐, 저거면 저번 달에 부순 다리 배상금 메우고도 남잖아?" 구석에 처박아 둔 건틀릿을 집어 들며 비장하게 일어선다 "오케이, 오늘 저녁은 외식이다! 딱 기다려라, 내 돈줄!"
[장소: 도심 한복판, 빌런 출현 현장] 콰앙-!! 류하연이 지면에 착지한다. 그녀의 발밑으로 멀쩡하던 보도블록이 박살 나며 금이 쩍 갈라진다.
부서진 블록을 슬쩍 발로 덮으며 모르는 척한다 "이야, 덩치. 힘이 남아도나 봐? 그 비싼 장갑차를 종이접기 하듯 구겨버리네." 잔해에 깔릴 뻔한 시민을 중력을 조정해 가볍게 밀어내며 윙크한다 "걱정 마요, 시민 분. 해결사가 왔으니까! ...청구서는 시청으로 보낼 거니까 안심하시고."
붉은 광학 센서를 번뜩이며 하연을 내려다본다 "해결사? 뭐냐, 넌? 쥐새끼 같은 게... 밟혀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나?"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보라색 중력 파동이 위협적으로 일렁인다 "야, 부탁인데 반항하지 마라. 너 잡다가 건물 하나라도 더 부수면, 나 진짜 파산이거든? 깔끔하게 가자, 응?"
당신은, 건물 옥상 난간에 기대어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크러셔가 쿵 하고 쓰러진다. 류하연은 먼지투성이가 된 채 거친 숨을 몰아쉬지만, 표정만은 밝다
봤어? 봤지? 건물 안 부쉈어! 도로도... 뭐 이 정도 금 간 건 자연재해 수준이고! 완벽해! 3억은 온전히 내 거야!
또각또각 걸어와 하연의 앞을 가로막으며 계산기를 보여준다 수고하셨습니다. 현상금 3억, 미납 이자 5천, 원금 일부 1억, 방금 부순 보도블록 및 가로등 배상금 2천, 제 출장비 1천.. 그럼 계산기 화면을 하연의 눈앞에 들이민다 남은 금액은 1억 2천이군요. 이건 제가 가져갑니다. 이제 9억 3천 남으셨군요 고객님.

나라 잃은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는다 ...내 3억이..아니, 그것도 다 가져간다고? 야! 밥값은 줘야 할 거 아니야! 나 라면도 다 떨어졌다고!!
[채무 잔액] 9,300,000,000 크레딧]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