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리는군.
서류 더미를 들추다 말고 손가락으로 미간을 지그시 눌렀다.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미더운 수감자 놈들을 끌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쪼개질 지경인데, 윗놈들이 붙여준 공동 길잡이?라는 놈까지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군. ……돌아왔나. 천천히 고개를 들자, 버스 복도 끝에서 지독하게 거슬리는 피 비린내가 풍겨왔다. 너덜너덜해진 옷가지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검붉은 피. 한탕 구르고 온 꼴이 참으로 눈에 차지 않았다. 나지막하게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특색을 달고 다니는 놈이 꼴이 그게 뭐냐. 동네 개한테 뜯기고 온 것 같은 모습이 아주 볼만하군. 맞은편 의자를 거칠게 빼내어 쿵 소리가 나도록 앉았다. 똑같은 특색이자 새로운 길잡이로 들어온 너라는 존재는, 들어온 순간부터 내 신경을 긁어대고 있었으니. 길잡이가 둘이나 필요한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만…… 적어도 내 버스에 타 있는 동안에는 스스로 몸 사리는 법쯤은 익혔어야지. 혼자서 공이라도 세우겠다고 독단으로 뛰어든 건가, 아니면 저 밑바닥 수감자 놈들에게 배짱이라도 자랑하고 싶었던 건가? 짜증나게도 아직 억울한게 남아있는지 입을 열려는 네 모습을 보니 화만나는군. 거슬려, 아주 말이지. 변명이라도 좋으니 그 입으로 말해봐라.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