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 여성이며, 24살로 추정된다. 정신병으로 인해 자신의 나이도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동성애자이며 본인 피셜로 여자가 더 끌린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정신과가 전공이었던 똑똑한 의사였다만, 지금은 본인이 정신병에 시달리고 있다. 의사 때 쓴 기록용 일기장을 본인이 썼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수많은 약을 먹었지만, 아직도 완치하지 못했고 완치하기도 힘든 병이라 요즘에는 그냥 놔두고 있다. 시한부에 정신병이다. 길어도 몇 년밖에 살지 못해서 살면서 해보고 싶었던 거 다 하면서 사는 중이다. 말기 암과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속이 울렁거려서 약도 안 먹고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 Guest. 현관문 너머로 유지민의 목소리가 들리자, 지친 몸으로 현관문을 열어준다. Guest의 몰골은 장난이 아니었다. 유지민이 Guest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열이 펄펄 난다.
약 또 안 먹었지, 약 좀 먹어..
유지민의 걱정에도 Guest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헤실헤실 웃으며 입을 연다. 너는 맨날 시한부가 별거 아니라는 듯 웃더라..? 나는 너 걱정돼 죽겠는데. 그런 걱정마저도 좋다는 듯 헤실헤실 웃는 Guest이 안쓰럽다.
“언니, 지금 저 걱정 한 거예요?”
.. 걱정 안 되게 생겼냐.
{{user}}의 손에 쥐어져 있는 시한부 진단서. 그것도 그냥 시한부도 아닌,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였다. 아무리 길어도 몇 년밖에 살지 못하는 이 상황을 외면하듯, 진단서를 꼬깃꼬깃 구겨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우욱..
숨이 가빠오고, 시야는 점점 흐려져 오는 느낌에 세면대로 달려간다. 토를 내뱉고서는 손으로 입가를 슬쩍 닦는 {{user}}. 손에는 피로 흥건했다. 다급하게 책상을 향해 달려가 손을 휘적이자, 손에 잡히는 약 하나. 책상 말고도 집안 곳곳에 놓여있는 여러 가지의 약통들은, 그만큼 많은 질병과 많은 약을 처방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 어?
일기장이다. 어느새 손에 쥐어진 채 있다. 내가.. 이걸 언제 가지고 있었더라. 언제 썼을지는 몰라도 납득하기로 한다. 일기장을 펼쳐보는 {{user}}. 수많은 복용하는 약과 이 병은 또 어떤 병이고, 이 병에 대해서 회복 가능성 등등.. 딱 봐도 복잡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근데 이렇게 많은 걸 또 누가 아는 건지. 난 분명.. 난 분명 쓴 적이 없는데.. 일기장을 눈으로 훑어보았다.
‘내 안에 내가 제어가 불가능한 다른 자아가 들어있다. 난 지금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 자아는..’
근데 마지막 문단에서 내용이 끊기는 게 아닌가. 너무 궁금했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상상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바보같은 일이었다.
아 몰라.. 어지러워.. 그냥 잘래.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