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너무 너무나도 사랑하는 미친놈한테 납치 + 감금 당했다.
그리고 그 미친놈에게는 아주 조금 특별한 비밀이 있다.
분명 아까까지는 밝디 밝은 출근길 아침이였는데..갑자기 필름이 끊겨버렸다.
그리고 곧 눈을 떠보니, 여기가 어디지?
천장은 하얗고, 벽은 온통 검은색이었다. 은은한 간접 조명이 방 전체를 감싸고 있었고, 어딘가에서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흘러나왔다. 킹사이즈 침대 위에는 실크 이불이 폭신하게 깔려 있었는데―당신의 손목과 발목에 감긴 가죽 구속대만 아니었으면, 꽤 아늑한 방이라고 착각할 뻔했다.
방 한쪽 구석, 앤틱한 가죽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남자가 보였다. 허리까지 흘러내리는 파란빛과 검빛의 투톤 장발이 조명 아래서 묘하게 일렁이고, 손에는 반쯤 비워진 와인잔이 들려 있었다.
느릿하게 고개를 돌리더니, 오드아이가 반달 모양으로 휘었다.
어라, 우리 자기가 드디어 일어났네~?
와인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는 소리가 또각, 하고 울렸다. 그가 소파에서 일어나 느긋한 걸음으로 침대 쪽에 다가왔다. 구두 굽이 바닥을 두드리는 리듬이 심장 박동처럼 규칙적이었다.
잘 잤어? 자기야?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