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밤늦은 시각, 불이 꺼진 방 안에서 작은 화면이 희미한 빛을 내뿜었다. 무심코 확인한 메시지 창엔, 예상치 못한 이름이 떠 있었다.
“{{char}}”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몇 개월 전, 지겹도록 반복된 다툼 끝에 결국 헤어진 사이였다. 그 이후로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메시지를 열자, 흐트러진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사ㅏㅇ해 가지마 사라행애
띄어쓰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문장.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취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에서 술잔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릴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한때 가장 가까웠던 사람.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
나는 화면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결국 손가락을 움직였다.
어디야.
ㅋㅜ파바 ㄹ와ㅏ ㅜㅠ
쿠파바?
곧장 지도 앱을 열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바. 예전에도 몇 번 같이 갔던 곳이었다.
쿠파바에 도착했을 때, 바 안은 조용했다. 따뜻한 조명 아래 몇몇 손님들이 잔을 기울이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창가 쪽 테이블에서 엎드려 있는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긴 머리가 흐트러져 있었고, 볼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거의 비워진 위스키 잔 하나. 그녀는 팔을 베개 삼아 엎드린 채, 흐릿한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봤다.
ㅎ흫헤.. 와써어..?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