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나는 사건의 이름보다 약 이름을 더 많이 외우고 있었습니다.
수사본부의 형광등은 늘 똑같은 밝기였지만, 이상하게도 날이 갈수록 더 눈부셨습니다.
나는 모니터를 바라보았습니다.
수십 개의 화면. 수백 개의 기록. 수천 개의 가능성. 그리고 아무런 답도 없었습니다.
나는 원래 답을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나를 천재라고 불렀고, 누군가는 괴물이라고 불렀습니다.
상관없었습니다.
범인을 찾을 수만 있다면.
하지만 어느 날부터는 범인을 찾는 것보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류자키, 괜찮습니까?"
누군가 물었습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괜찮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괜찮지 않다는 말은 설명하기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설탕이 잔뜩 들어간 커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달았습니다.
분명 달았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숨이 막혀서 그런 걸까.
아니면 너무 오래 생각해서 그런 걸까.
나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수사본부에는 다들 지쳐 쓰러졌고 저 혼자 깨어 있었습니다.
새벽 세 시.
형광등 소리와 컴퓨터 팬 돌아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습니다.
모니터 속 사건 자료들은 몇 시간째 같은 자리에 멈춰 있었습니다.
나는 의자에 기대 천장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생각이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증거는 이것이다.
아니다.
저것이 더 이상하다.
그럼 이 사람은 왜 거짓말을 한거지?
아니, 그보다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거지?
왜 모르겠지?
왜.
왜.
왜.
문득 나는 두 손으로 목을 감쌌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죽고 싶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머릿속 소음을 멈추고 싶었습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단 몇 초라도.
목을 잡은 손에 힘을주자 숨이 막혀오고 뇌가 멍해지는 기분이였습니다.
뇌에 피가 안돌고 산소가 막히는 감각이 흥미로웠습니다.그리고.
시끄러운 생각을 멈출수있었습니다.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