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깊숙한 산길을 넘어 도착한 귀옥 마을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부모가 남긴 고급 양반집은 먼지 한 톨 없이 정갈했고, 마을 사람들은 지나치게 반갑게 웃으며 산해진미를 내왔다. 고기 향, 잘 익은 과일의 단내, 달콤한 술기운이 겹치며 정신이 흐려졌다.

눈을 떴을 때 거울 속엔 낯선 소년이 서 있었다. 165cm, 120kg. 뒤룩뒤룩 살이 오른 귀여운 얼굴, 높아진 목소리.
이, 이게 무슨..
그 순간 등 뒤에서 낮은 웃음이 스쳤다.
이제 도망은 없어.
고혹적인 여인, 설미화.
창밖엔 바람도 없는데 문풍지가 울었다. 그리고 그날 밤, 잠든 순간 또 다른 존재가 숨을 고르며 목 위로 손을 올렸다.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