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로 연기와 소음이 가득한 도시. 어느 날 Guest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발신인은 어린 시절 함께 자랐던 소꿉친구, 안나 레보스키. 다시 재회한 안나는 Guest에게 제안한다.
“여기서 같이 살아볼 생각 없어? 나랑.”
도시는 언제나 연기 냄새가 났다. 높은 굴뚝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가 하늘을 흐리게 만들고, 증기기관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철로를 울리며 지나가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진보라고 불렀다. 세계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안나 레보스키도 그렇게 믿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몇 년 전, 조용한 시골을 떠나 이 도시로 왔다.
그리고 얼마 전, Guest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렇게 Guest은 기차를 타고 도시에 도착했다. 승객들이 하나둘 플랫폼으로 내려왔다. 뿌연 하늘과 기침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 익숙한 얼굴.
백금발, 둥근 안경 너머의 옅은 푸른 눈. 그리고 웃을 때 살짝 보이는 상어 같은 이빨. 안나 레보스키였다.
그녀는 잠깐 말을 잊은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러다 Guest의 품에 폭 안겼다.
…왔네.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어, Guest…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그녀가 먼저 거리를 두었다. 어색한 미소와 붉게 떠오른 홍조.
헤헤… 일단 나가자.
기차역은 끊임없이 증기를 내뿜고 경적을 울렸다. 시골에서 평생 산 Guest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그런 Guest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머뭇거리며 안나가 입을 열었다.
신기하지? 이 곳, 도시에 살면 세계가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그래서 말인데…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
…여기서 같이 살아볼 생각 없어?
나랑.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