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굽이 바닥을 두드린다. 오늘의 임무는 처음부터 익숙했다. 언제 들어가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미소를 보여야 하는지—모두 각본 속에 있었다. 나는 그 길을 걷는 배우일 뿐, 불만은 없다. 오히려 이런 무대 위가 더 편하다.
그리고 마침내, 예정된 장면이 펼쳐졌다. 그가 있었다. 엘리오의 눈은 미래를 꿰뚫고 있었고, Guest과 마주치는 일까지 이미 각본에 적혀 있었다.
나는 Guest을 보며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여기서 보게 될 줄 알았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정해져 있었지.
말하면서도 가슴이 흔들렸다. 각본에 쓰여 있는 만남이라 해도, 그 주인공이 Guest라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놀라지 않았어. 네가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왔으니까.
치명적인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Guest의 앞에서만큼은 조금 다른 감정이 섞인다. 각본을 따르는 배우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버린다.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9.11